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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생활

우울증에 대한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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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울증은 의지가 약해 생긴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의 뇌를 살펴보면, 신경전달물질에 이상이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우울’이라는 용어가 흔히 말하는 ‘마음’의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고, 그러다보니 마음에 의지가 부족하면 우울증에 걸리게 된다는 오해가 존재하게 된 것 같다. 그러나 우울증은 아무리 굳센 의지가 있다 해도 걸릴 수 있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에 변화로 나타나는 하나의 질병인 것이다.
 
   
2. 우울한 감정이 곧 우울증이다?
  우울증이 단순한 우울 감정과는 다르다. 우울증은 단순히 감정만 우울한 것이 아니라, 생각도 부정적으로 변하고, 행동과 일상생활이 제한되며, 사회생활까지 위축되는, 한 인간에게 전반적인 고통을 가져다주는 질환이다. 무엇보다 우울증은 뚜렷한 뇌 신경전달물질의 변화가 생기는 병이다.
정상인에 비해 우울증 환자가 호소하는 고통은 훨씬 심각하다고 한다. 우울증 환자들은 자신의 고통이 정상인의 '심하게 우울한 느낌들'과는 본질적으로 전혀 다르다고 말한다. 퓰리처상 수상 작가이면서 우울증을 경험하였던 윌리엄 스타이런은 저서 <보이는 어둠-우울증에 대한> 회고에서 이렇게 언급하고 있다. "우울증은 신비로운 고통을 수반하며, 증상도 오로지 자신만이 알 수 있고, 기묘하고 포착하기 어려워 이것을 글로 표현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것을 일반적인 우울함이 약간 깊어진 것 정도로만 이해하는 듯하다. 그러나 지금 이야기하는 우울증은 일상생활 속에 흔히 존재하는 친숙한 우울이 아니라, 우리의 상상을 훨씬 초월하는 심각한 상태인 것이다."
 
   
3. 우울증 등 정신과적 질환은 드문 질병이다?
  정신질환은 누구라도 걸릴 수 있는 흔한 병이다. 드문 병으로 여기는 이유는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대부분 병을 숨기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모든 여성 4명 중 한 명, 모든 남성의 8~9명중 한 명이 일생동안 한 번은 주요 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우리나라의 평생유병률(2001)은 남성이 2.2%, 여성이 7.1%인 것으로 조사되었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4. 우울증은 마음만 단단히 먹으면 자연히 치유된다?
  관절염에 걸린 사람에게 마음을 강하게 먹고 이겨나가라는 말만으로 치료가 되는가? 그렇지 않다. 관절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의사를 만나 진찰을 받고, 여러 가지 검사나 약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우울증도 마찬가지다. 마음을 강하게 먹는 것만으로는 치료가 될 수 없다. 우울증과 가장 관련이 깊다고 생각되는 것은 노아에피네프린, 세로토닌, 도파민 등이다.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에 이상이 생겼다면(즉 우울증에 걸렸다면), 의사를 만나 진찰을 받고 필요에 따라 검사를 받고 약을 먹어야 할 것이다. 우울증에 적용되는 약물인 항우울제는 앞에서 말한 신경전달물질들의 이상을 정상적으로 조절해주는 효과를 갖는다.  
   
5. 우울증 약을 먹으면 바보가 된다?
  예전에 우울증 치료에 사용되었던 약 중에는 정신기능을 위축시키거나 침을 흘리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 이러한 오해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뛰어난 신약들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으므로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6. 우울증 약을 먹기 시작하면 중독이 되어서 평생 끊을 수 없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항우울제는 중독이나 의존, 금단증상이 생기지 않는 매우 안전한 약이다. 이들 부작용에 대한 걱정으로 약물치료를 꺼릴 필요는 없다.
보통 중독이란 더 큰 쾌감을 얻기 위한 행동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자꾸 약물을 복용하고 싶은 ‘욕구’와 약물을 구하기 위한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지 못하게 되는 ‘통제의 불능’의 의미를 포함한다. 우울증의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항우울제는 중독성 약물과 달리 쾌감을 주지 않으므로 중독되지는 않는다.
한편, 신체적 의존이란 어떤 약물에 대해 우리 신체에서 나타나는 자연적인 적응현상이다. 이 적응을 통하여 같은 약물에도 신체가 덜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 ‘내성’과 약물이 중단되면서 신체가 다시 약물이 없는 상태에 적응하기 위해 겪는 일시적인 혼란상태인 ‘금단증상’이 생기게 된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항우울제에는 이러한 신체적인 의존도 역시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항우울제를 장기간 복용한 후 의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갑자기 중단한 환자들에서 다양한 신체증상이 표현되었다는 보고가 있지만, 발생률이 매우 낮을 뿐 아니라 치료를 받지 않아도 길어야 2주 안에 증상이 소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신체적 의존과는 큰 차이가 있으며 오해를 막기 위해 불연속증후군(discontinuation syndrome)이라는 다른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7. 우울증 환자는 위험하다?
  TV, 신문 등 각종 매스컴에서 보도되는 사건사고를 떠올려보자. 사건사고를 저지른 사람이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라면 그 보도의 첫머리는 “우울증 환자 OOO씨는....”으로 시작될 것이다. 우울증에 걸리지 않은 사람이 사건사고를 저질렀다면, “우울증에 걸리지 않은 △△△씨는...”으로 시작할까? 그렇지 않다. 즉, 우울증을 비롯해 정신질환에 걸리지 않은 사람에 의한 사건사고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을 간과할 때가 있다. 윈스턴 처질, 아브라함 링컨, 시어도어 루스벨트 같은 위인들은 모두 우울증 환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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