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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가지 않은 길이 있다. 그래서 두렵지만 그 길이 너무나 가고 싶다.
나의 자리를 박차고 떠나고 싶은 것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공경도 아니고 희망을 향한 열정도 아니다.
다만 지금 내가 있는 이 자리를 벗아고 싶을 뿐이다.
그 동안은 무엇이 길인지 무엇이 희망이지 묻지 않고 살아 왔지만, 생각해 보면 내 깊은 자아는 항상 현실을 벗어나고 싶어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사는 인생을 기뻐할 사람이 어디있겠냐 마는 그렇다고 딱히 갈 곳도 할 것도 없다는 것을 느끼는 현실이 참으로 한심하기까지 하다.
어떤 이들은 나의 현실이 너무 행복해서 그 행복을 모르는 것이라고 하지만, 내 속에 있는 나는 지금까지 살아 온 내 모습이 진정한 모습이 아니라고 외치고 있는 것을 어찌하랴
그렇다고 길을 나서 보지 않은 것도 아니다.
방황을 택해 보지 않은 것도 아니다.
그럴 때마다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는 것은 새장 속의 새가 그곳을 떠나도 자유를 누릴 수 없다는 것이다.
설령 다시 내가 제자리로 돌아온다고 할지라도, 길을 나서고 싶다.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여 나를 가두고 있는 감옥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래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려고 난 몸부림 친다.
시림들은 저마다 나에게 길을 말해 준다.
동굴에서 벗어나는 길.
자기의 경험.
누군가에게서 들었던 이야기.
하지만 내 귀에 들어 오는 것은 없다.
내가 원하는 것도 아니다.
방주 속에 갇힌 노아가 세상을 향해 새를 날렸던 것처럼
나도 세상의 소식을 듣고 싶어 기웃거려 본다.
새가 나뭇가지를 물어 올까?
내가 찾는 길을 누군가가 알려줄까?
그렇게 나는 가슴조이며 오늘도 기다린다.
그토록 지겹도록 비가 내리고
온세상이 물로 가득차 있었는데도 다시 땅이 드러났다던 그 옛날 노아 홍수의 이야기
나에게도 비가 그치고 새로운 땅을 밟는 그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그렇다 내가 노아의 방주 속에 있었다면, 그것이 지금까지 쏟아지는 비를 막아주었다면
이제 개인 하늘을 바라보며 세상에 발을 디뎌야 한다.
더 이상 방주에서 갇힌 채 사는 것은 사는 것이 아닐게다.
나는 이제 한 번도 내가 가 본적이 없는 그 길을 향해 발걸음을 내디딘다.
두려움을 조금씩 내려 놓으며 나만의 낙원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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