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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영상

어디가 길인가?/사진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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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도 가지 않은 길이 있다. 그래서 두렵지만 그 길이 너무나 가고 싶다.

 

 나의 자리를 박차고 떠나고 싶은 것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공경도 아니고 희망을 향한 열정도 아니다.

 다만 지금 내가 있는 이 자리를 벗아고 싶을 뿐이다.

 그 동안은 무엇이 길인지 무엇이 희망이지 묻지 않고 살아 왔지만, 생각해 보면 내 깊은 자아는 항상 현실을 벗어나고 싶어했다.

사진 김노아 이정표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사는 인생을 기뻐할 사람이 어디있겠냐 마는 그렇다고 딱히 갈 곳도 할 것도 없다는 것을 느끼는 현실이 참으로 한심하기까지 하다.

 

 어떤 이들은 나의 현실이 너무 행복해서 그 행복을 모르는 것이라고 하지만, 내 속에 있는 나는 지금까지 살아 온 내 모습이 진정한 모습이 아니라고 외치고 있는 것을 어찌하랴

 

 그렇다고 길을 나서 보지 않은 것도 아니다.

 방황을 택해 보지 않은 것도 아니다.

 그럴 때마다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는 것은 새장 속의 새가 그곳을 떠나도 자유를 누릴 수 없다는 것이다.

 

사진 : 김노아 침묵

 설령 다시 내가 제자리로 돌아온다고 할지라도, 길을 나서고 싶다.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여 나를 가두고 있는 감옥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래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려고 난 몸부림 친다.

 

사진 : 김노아 탈출

 시림들은 저마다 나에게 길을 말해 준다.

 동굴에서 벗어나는 길.

 자기의 경험.

 누군가에게서 들었던 이야기.

 하지만 내 귀에 들어 오는 것은 없다.

 내가 원하는 것도 아니다.

 

 방주 속에 갇힌 노아가 세상을 향해 새를 날렸던 것처럼

 나도 세상의 소식을 듣고 싶어 기웃거려 본다.

 

사진 : 김노아 길

 새가 나뭇가지를 물어 올까?

 내가 찾는 길을 누군가가 알려줄까?

 그렇게 나는 가슴조이며 오늘도 기다린다.

 

 그토록 지겹도록 비가 내리고

 온세상이 물로 가득차 있었는데도 다시 땅이 드러났다던 그 옛날 노아 홍수의 이야기

 

 나에게도 비가 그치고 새로운 땅을 밟는 그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사진 : 노아 기대

 그렇다 내가 노아의 방주 속에 있었다면, 그것이 지금까지 쏟아지는 비를 막아주었다면

 이제 개인 하늘을 바라보며 세상에 발을 디뎌야 한다.

 더 이상 방주에서 갇힌 채 사는 것은 사는 것이 아닐게다.

 

 나는 이제 한 번도 내가 가 본적이 없는 그 길을 향해 발걸음을 내디딘다.

 두려움을 조금씩 내려 놓으며 나만의 낙원을 향하여....

사진 : 김노아 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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